子曰 鄕原 德之賊也(자왈 향원 덕지적야)

鄕愿德之賊也 ‘향원은 도덕의 적이다’

공자(孔子)의 말씀으로 논어(論語)에 나오는 말이다. 

‘마을사람들에게서 착하고 진실하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대접받는 사람은 덕을 해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향원은 시골에서 근후(謹厚)한 체하지만, 실제로는 더러운 세상에 영합하는 위선자(僞善者)를 가리킨다.

겉으로는 부드러운 미소와 온화한 표정으로 남을 위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이익을 철저히 챙기고, 중요한 결정을 할때는 양비론을 들먹이며 자신의 존재만 부각시키려는 사람.

옳음과 그름보다는 좋은게 좋다며 시류에 영합하는 줏대가 없는 기회주의자.

자신의 이익 추구를 위해 원칙보다는 상황을 중시, 공동체 전체에 해를 끼치는 사람이라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맹자는 향원은 사이비 유덕자, ‘덕이 있는 사람과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닌 사람’, 겉으로는 고결한 척하고 뒤에서 더러운 짓을 한다고 공격했다.

향원은 인문지식도 많고 대중 인지도가 높으며 인기가 많은 사람이지만 의롭지도 선을 행하지도 않으며 정직하지 못하고 용기도 없는 사람을 일컫는다.

힘있는 사람들에게는 친절하지만 약자에게는 혹독해 자신의 위신만 세우려하고 사회정의는 물론 개인들의 비리를 문제삼지 않으며 도량이 넓은 인격자처럼 행동한다.

이런 향원들이 많아지면 세상의 기강과 원칙은 사라지고 결국 결국 덕(德)이 무너져 부정의한 권력이 판치는 무도(無道)의 시대로 떨어진다.

향원은 요즘 지역유지(地域有志)와 가깝다.

유지(有志)는 ‘어떤 일에 관심이나 뜻이 있는 사람’ 또는 .‘어떤 지역에서 이름 있고 영향력을 가진 사람’ 을 뜻하는 말로 유지가(有志家)·유지자(有志者)의 준말이기도 하다.

이렇듯 유지(有志)의 사전적 의미는 긍정적(肯定的)인 면이 강하다.

우리가 말하는 유지(有志)는 대도시를 제외하고서는 전국 어디에서도 지역정치과정에서 어떤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주민들의 의사를 행정기관에 전달할 이렇다 할 기관이 없었던 지방자치 실시 전에는 주민들의 의사를 행정기관에 전하고 자칫 일어나기 쉬운 갈등을 조정해 주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기도 하는 등 지역유지의 역할이 막중했었다.

지방자치 실시후 주민들의 대의기관인 의회가 구성되면서 역할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지역정치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처럼 주민들의 생생한 민심을 담아 자치단체장에 전달해 주민들 의사가 행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가교(架橋)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유지의 모습일 것이다.

즉, 주민자치의 실현에 지역유지의 긍정적인 역할이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에서 보면 지역유지(地域有志)라는 의미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며 오히려 부정적(否定的)인 면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역유지는 지역의 토착지배세력이나 정치, 행정적 경력이 있는 자, 경제적인 부를 기반으로 하는 세력, 단체나 사회활동 등을 통해 영향력을 키워온 사람들로 지역정치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지역유지는 주민들의 대표로서 자신의 사적인 이익추구 보다는 지역전체를 위해 활동해 궁극적으로 주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하는 역할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행정기관이나 단체장의 편에서 일하며 자신의 이익과 지위를 확고히 하는 관제유지(官制有志)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관제유지(官制有志)들은 단체장이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는 독선적인 행정을 펼칠 때 민의를 대변하기는커녕 잘못된 행정을 지적하는 올바른 목소리를 향해 오히려 비난을 퍼부으며 단체장의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다.

이렇듯 자신들의 지위 유지에만 혈안이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옛 토호세력들의 비리와 횡포에는 못 미치지만 어쨌든 자신들의 지위확보와 이익 추구를 위해 전체의 이익을 돌보지 않은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으며, 이는 주민자치를 실현하는 지방자치 발전에 암적인 존재인것 만은 틀림없다.

자신의 이익과 지위를 확고히 하는 데만 몰두하는 지역유지는 올바른 지방자치의 실현과 지역발전에 이로 울게 없고 해롭기만 한 존재로 백해무익(百害無益)이다.

이런 사람들을 우리의 지도자로 선택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겉으로 쉽게 구분할 수가 없다.

정의롭지 못한 여러 사회 현상들이 우리들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혼란의 시기.

내 생각의 중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아야 한다.

나와 너의 삶 그리고 공공의 선을 위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