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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세무민(惑世誣民)

연영찬기자

2021-04-23 오후 16:47:09

 

 

국가 부채 2000조에 육박’, ‘나라 살림 최대적자라는 뉴스를 접한 국민들은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했다.

 

국가부채 2000’, ‘최대적자라는 말이 틀리지는 않지만 모순도 많은 보도다.

 

어째서 인지 하나 하나 살펴 보기로 하자.

 

우선 부채와 채무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아야 이 보도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다.

 

부채와 채무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부채는 과거의 거래나 사건의 결과로 나타나고 미래에 받게될 경제적 이익과 대응하는 경제적 희생이다.

 

채무는 채권관계에서 어떤 급부를 이행해야만 하는 의무를 뜻한다

 

이런 어려운 사전적 의미보다 쉽게 설명해 보자.

 

증평신문에서 나는 매월 25일 급여를 받는다.

 

이 급여는 증평신문사의 부채지만 채무는 아니다.

 

골프 연습을 위해 연회비 120만원을 주고 골프연습장 이용권을 구입했다.

 

이때 연회비 120만원은 골프연습장의 부채이지 채무는 아니다.

 

갚아야할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프연습장이 경영난에 시달리다 결국 10개월 후 문을 닫았다.

 

이 경우 고객이 연습장을 이용하지 못한 2달치 이용요금 20만원을 돌려줘야하는데 이 때 비로소 채무관계가 형성이되는 것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친구가 조의금 30만원을 보냈다.

 

이 조의금은 부채지만 채무는 아니다.

 

그러나 친구한테 차용증을 쓰고 100만원을 빌렸다면 채무이고 반드시 갚아야 한다.

갚지 않으면 사법적 처리도 받게 된다.

 

반면 어머님이 돌아가셔서 친구가 부의금으로 30만원을 줬다.

 

친구가 나와의 우정때문에 준 부의금은 갚지 않아도 형사처벌은 받지 않지만 그래도 갚아야하는 돈으로 이같은 경우를 부채라고 한다.

 

모든 채무는 부채에 속하지만 부채는 채무가 아닌것이 있다.

 

차용증을 쓰고 반드시 갚아야 하는 것이 채무다.

 

부채는 직접적으로 돈을 빌린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으로 줘야 하는 돈이다.

 

부채와 채무는 둘다 갚아야할 돈이라는 것은 맞지만 대응되는 자산이 있는 부채인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 자산에 포함된것이 부채다.

 

정부가 발표한 국가채무는 846.9조원으로 GDP 대비 44%, GDP 대비 평균 122.7%인 선진국의 국가채무 비율보다 월등히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국가채무가 선진국들보다 아주 적은 편으로 그만큼 경제운용을 잘 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49일 재보선 선거가 있는 민감한 시기에 작년 국가부채 242조 상승, 부채 재정수지가 적자로 2011년 이후 최고, 국가부채 1985, GDP 첫 추월, 부채 줄이는 청사진 제시해야 등의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정부의 부채는 국가채무, 금융기관채무, 공기업채무, 민간기업채무, 가계채무를 모두 합한 확정채무와 국민연금, 공무원 연금, 건강보험 등 현재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미래에 확실하게 발생하는 잠재부채를 합한 것이다.

 

2020회계연도 기준 퇴직 공무원, 군인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연금충당부채가 1044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05000억 상승했다.

10447000억 원은 반드시 줘야 하는 부채이지만 채무는 아니다.

 

연금 수혜자들이 매달 낸 연금수익금이 포함돼 있기때문이다.

 

이처럼 부채의 증가는 자산 증가의 가능성도 있다.

 

공무원 연금, 군인연금 등 연금 낸 액수가 많아지면 정부가 나중에 상환해야 되는 액수도 증가한다.

 

은행이 예금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부채가 늘어나는 것처럼 정부도 연금을 많이 받을수록 부채가 늘어나는 것이다.

 

현재 년간 군인연금의 적자는 3조원, 공무원연금의 적자는 4조원 등 7조원에 이르는 심각한 수준이다.

 

연금의 적자 규모가 커지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지 국가부채 전체가 2000조라 문제삼는 것은 그 의도가 순수해 보이진 않는다.

 

부채가 크다는건 단순히 빚만 커지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경제규모가 커졌단 의미다.

 

언론들의 국가부채 첫 GDP 돌파라는 보도는 대다수 국민들이 부채와 채무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을 이용한 다분히 의도적인 보도다.

 

지난해 늘어난 국가부채 총 2416000억원 중 41.5%1005000억원이 연금충당부채였다.

 

여기에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4차례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국채발행액이 1116000억원 어치 늘어난 것이 결정적인 국가부채 증가 요인이었다.

 

더욱이 정부 예산의 일반 회계와 특별 회계 및 공공 기금을 모두 재정의 범위에 포함해 그 수입과 지출을 계산한 통합재정지수는 선진국 평균 -13.3%보다 훨씬 낮은 -3.7%.

 

이같은 통계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경제 운용을 잘했다고 평가해야 한다.

국가채무 중 국민이 부담해야할 채무 8469000만원 중 61%에 해당하는 518조만 순수하게 국민이 부담해야 하고 나머지 329조는 상환할 자산이 있는 금융성 채무이다.

 

따라서 나라빚이 1인당 1635만원이 아니라 1000만원이라해야 맞는 것이다.

 

정부는 1985조원의 부채만 있는 것이 아니라 1인당 4810만원씩 총 2490조원의 자산도 있다.

 

국가 자산 2490조원 중 순자산은 505, 순 채무는 518조로 순수하게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채무는 13조원, 국민 1인당 260,000도 채 안된다.

 

1985조원의 정부 부채가 있다고 2490조원의 자산을 물려받지 않을 국민이 있겠는가?

 

예를 들어 아버지 운영하던 회사에 부채가 10억이 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자산은 30억이다.

 

부채 10억원이 있다고 총 자산이 30억원인 회사를 물려받지 않을 아들이 있겠는가?

 

이처럼 전체적인 자산을 설명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부채가 증가했다고 보도하는 것.

그것도 선거를 며칠 앞둔 시점에 말이다.

 

혹세무민 (惑世誣民)이란 이럴때 하는말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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