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크고 작은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계획대로 실천해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얼마나 될까?

경험에 비추어 보면 대부분 생각에 그치고 만다.

계획을 실천해 보기는 커녕 상상에 머물고 만다.

‘헛되다’

기대나 약속에 대한 헛됨을 넘어 존재 자체에 대한 무의미를 나타내는 말이다.

이스라엘 왕국의 세 번째 왕이자 세상의 모든 부귀와 영화를 누렸던 솔로몬 왕은 인생의 무상함을 회고한 자신의 책 전도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해는 뜨고 해는 지되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아가며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바람은 그 불던 곳으로 돌아가고 모든 강물은 다 바다로 흐르되 바다를 채우지 못하며 강물은 어느 곳으로 흐르든지 그리로 연하여 흐르느니라.

인생무상(人生無常)

한결같지 않은 인생. 

한치앞도 볼 수 없는 인생.

그저 주어진 운명에 따라 좋은 시절이 있으면 또 나쁜 시절이 있기 마련이다. 

끝내는 죽을 수밖에 없는 인생.

인생의 좋은 시절이 있다고 한들 영원하지 못하고 결국 언젠가는 다시 불행해지고 죽음을 맞이하는 운명.

인생의 허무함을 표현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고 표현한다.

제행(諸行)이라는 말은 모든 행위와 현상으로, 인연 화합에 의해 만들어진 모든 것을 의미한다. 

인연 따라 형성된 것은 인연이 다하면 항상 변화하고 사라지게 되어 있는 것. 

무상이란 말은 ‘항상 함이 없다’ 즉 끊임없이 변화해서 사라진다는 의미이지 허무하다는 말과는 거리가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인연에 따라 시시각각 흘러가고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고정되어 있는 것은 없다. 

제행무상은 허무의 뜻이 아니라 변해가는 만상의 이치를 꿰뚫어 바른 도리(正道)로 그 변화를 아름답게 승화시키라는 발전지향적인 가르침인 것.

흔히들 인생은 덧없다는 뜻으로 해석하며 人生無賞으로 잘못 아는 경우가 많다. 

인생은 덧없고 갈 때는 우리 모두 빈 손으로 가는 것이니 이런 의미에서는 뜻이 일맥상통하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공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쁨이야말로 신에게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응답이므로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솔로몬은 '헛되고 헛된 세상의 모든 일'중에서 유일하게 공부만이 이 모든 사람이 평생 꾸준히 연마할 만한 소명이라고 말했다.

인간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저 하루하루를 의미 없이, 되는 대로 대충대충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은 영원(永遠)하지 않고 변한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흘러가는 강물처럼 세상사 모든 것은 일정하지 않고 바뀐다.

눈으로 보여지는 물체뿐만 아니라 볼 수 없는 마음도 변(變)한다.

기쁜 일이든 슬픈일이든 사람이 겪는 것은 모두가 한때이고 한갓 그 순간일뿐이다.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와 물체 그리고 공간(空間)도 일정하지 않고 변한다.

지구를 포함한 우주공간과 우리의 마음 또한 다 그렇게 흘러가며 영원하지 않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오욕칠정(五慾七情)에 사로잡혀 살아가고 있다. 

수많은 자제와 깊은 수행을 통해 극복하려고 해도 질기고 질긴 오욕칠정은 우리를 번뇌(煩惱)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온누리애 존재하는 모든 것은 지나가는 한때의 불과(不過)하다. 

“어젯밤 꿈에 나비가 되어 꽃 사이를 즐겁게 날아다녔는데, 너무도 기분이 좋아서 내가 나 인지도 잊어버렸다. 그러다 깨어 보니 나는 나비가 아니라 내가 아니던가? 그래 생각하기를 아까 꿈에서 나비가 되었을때는 내가 나인지도 몰랐다. 그런데 꿈에서 깨고보니 분명 나였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과연 진정한 나인가? 아니면 나비가 나로 변한 것인가?” 장자의 호접몽(胡蝶夢), 우리가 보고 생각하는 것은 한낱 만물의 변화상에 불과한 것이라는 의미로 제행무상(諸行無常), 인생의 덧없음에 비유한 말이다. 

이처럼 모든 것은 변화하며 결국 무(無)로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살아있는 동안은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아가야만 한다. 

눈에 보이는 모든 형상이나 행동은 일정한 법칙 없이 끝없이 변하고 흘러간다.

이렇듯 무상한 공간속에서 허무하게 살아가는 인생이지만 우리는 주어진 여건속에서 올바른 변화를 꿈꾸며 살아가야 한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무상한(無常)한 세상에 태어나 허무한 생을 살다 갈지언정 나름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내가 살아가는 공간에서 마주하는 또 다른 사람들을 빛나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결코 의미 없는 삶을 살지 않으리.

헛된 다짐으로 남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하지만.

이 또한 헛된 다짐이 아닐런지…   ​